출근길 장애인 이동권 지하철 시위
백수였던 나는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탈 일이 없었다.
그래서 친구가 지하철 시위로 회사에 지각을 했다고 말했을 때
'그렇군' 하고 넘긴 후 잊고있었다.
그러다가 취업을 하고 첫 출근날 나는 지하철 시위를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첫 출근이니 혹시 몰라 소요시간 보다 40분 정도 일찍 출발하여
다행히 늦진 않았지만, 예상보다 30분 가량 더 늦게 도착했다.
이후 지하철 시위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게 되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
요약
현재 엘레베이터 없는 지하철역은 22개이며, 전체 버스의 30%만이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저상버스임.
대중교통 이용 시 침해 받고 있는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권리 요구 시위임.
사전 배경 및 현 상황
2001년, 오이도역 지하철 리프트 사망 사고
2017년, 신길역 지하철 리프트 사망 사고
그 외 부상 사고 등
급격한 경사, 고장, 관리 소홀 등 지하철 리프트 위험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 되고 있었음.
따라서 지하철 리프트 철거 및 엘레베이터 설치를 요구하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작년 12월 6일부터 지하철 출근길 시위 시작함.
12월 31일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지만,
예산 조항이 '임의' 조항으로 통과 되었고, 별다른 액션이 없자
권리 예산 확보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요구하며 현재 시위 진행 중
휠체어를 지하철 출입구 사이에 끼움으로써 지하철 출발 지연 발생
주관적인 견해
솔직히 처음에는 시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고, 가뜩이나 첫 출근이라는 부담감이 있어서
'왜 출근 시간에 이런 시위를 하는 거지?'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키는 시위 방법이 정당할까?' 라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매일 듣던 지하철 안내 방송에서 우연히 '이번 역은 승강기가 없으니 승강기를 이용하실 분은 다른 역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멘트를 듣고, '와 이걸 왜 처음 들었지?'라는 생각과 주변에 관심이 없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또 '승강기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 정말 불편함을 많이 겪었겠구나'하고 그제서야 공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나처럼 지하철 시위를 직접 겪고난 후 장애인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었음을 알게된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시위 방법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지연된 시간 동안 단순히 지각을 넘어 중요한 시험이 있다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과격한 수단이 아니었다면 내가 과연 관심을 가졌을까?라는 답변에는 솔직히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순 없을 것 같다. (이제 공론화가 크게 되었고, 지속할수록 부정적인 여론이 증가할 수 밖에 없으므로 다른 수단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시위 수단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서 봤을 때,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조율'이 아니라 나라에서 그들에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당연히' 구축해주는 것이 맞다는게 내 생각이다. (낮은 안전성으로 이용률이 저조한 리프트 말고, 안심하고 자주 탑승할 수 있는 엘레베이터)
엘레베이터 설치 비용이 약 3,000~5,0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물론 관리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겠지만, 현재 몇백억씩 낭비되고 있는 세금만 줄여도 필요한 곳에 충분히 쓰고도 남지 않을까?
(예를 들어 광화문 광장 공사(매몰 비용이 커서 중단할 수도 없음)나 예산을 다쓰기 위해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었다 붙이기를 반복하는 것, 세금으로 만들어낸 일회성 일자리가 95% 이상인 무늬뿐인 일자리 창출 정책, 실효성 없는 각종 포퓰리즘 정책 등)
여기에 대한 다른 입장도 있을 것이고, 내가 간과한 사실도 있겠지만
그냥 내 생각이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니까.